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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Zoom IN/국내 영화 리뷰

완벽한 타인(Intimate Strangers, 2018) : 서로 믿을 수 있나요? : 설 특선 영화 후기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15분 / 2018. 10.31. 개봉 / 15세 관람가

완벽한 타인이라니. 쟁쟁한 배우들이 모여 한 가정집 공간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입니다. 단조로울 수 있는 배경 설정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심리사건들이 연쇄적으로 고리지어 일어나며 시선을 뗄 수 없게 합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서로 돕고 의존하면서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간다고.. 분명 맞는 말이지만 이면의 아이러니.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인정하기 싫은 인간관계의 어두운 부분들을 극적으로 표현하여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이재규 감독

 

영화를 보면서 섬세한 장면 전환과 빈틈없는 스토리에 감독이 누굴까 꽤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이재규 감독은 필름몬스터의 대표이자 드라마하우스의 감독을 맡으며 영화 이전에 드라마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습니다. 필모그래피를 보다보니 데뷔작으로 드라마 다모의 연출을 맡기도 했더군요.

 

유해진과 염정아

영화 완벽한 타인

캐스팅이 남달라서였을까요. 코믹하고 능글맞은 특유의 연기력을 가진 유해진을 중심으로 단역도 몸사리지 않는 찐 배우 염정아가 보여주는 부부의 이야기는 범상치 않은 사연에도 공감대를 이끌며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아이 셋을 낳고 기르면서도 서로의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해 있던 두 사람. 책임감이나 죄책감이라는 의무감에 자신을 잃어버리며 일상에 매몰되어 버리는 경험.

영화 완벽한 타인

나이가 한 두살 먹어가며 누구나 한번쯤은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요. 그러다가 낯선 타인에게서 위로를 받고 쌓아둔 외로움을 털어두게 되는 보상심리. 그러다가 서운함이 분출되어가는 모습들. 염정아의 눈물과 하소연이 꽤 강렬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화려함과 불안감

영화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화려하지만 자신들의 관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태수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두려웠고, 석호는 자신의 투자실패 소식을 끝까지 숨기고 싶었습니다. 학업 컴플렉스로 무시당하던 준모는 바람을 피는 게 일상이었고 그러다보니 아내 세경도 의심을 합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헌신적인 아내이자 며느리였던 수현은 알고보면 교통사고 범죄 혐의를 대신 뒤집어 쓴 태수에 대한 죄책감으로 마지못해 헌신하고 있었습니다. 자기애를 강의하고 딸에게도 남편에게도 엄격했던 정신과의사 예진 또한 외모적인 컴플렉스를 성형으로 바꾸고자 하거나 준모의 유혹에 빠지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평생 남 눈치 안보고 마이 웨이로 살았을 것 같은 영배 또한 사실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영앤프리티 세경도 준모를 의심하는 모습을 통해 평소 느끼던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이중성

인물들의 이중성은 인간관계 내에서도 보여졌습니다. 학업도 결혼도 실패한 영배를 품어주는 좋은 친구였던 태수, 석호, 준모는 사실 영배를 소외시키고 필드를 나가는 듯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둘도 없는 친구로 보였던 수현과 예진이지만,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수현이 전문직 의사인 예진에게 가지는 열등감이 친구 김소월을 통해 낱낱이 공개되기도 합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예진은 타인의 정신건강을 고치는 의사이지만 정작 자신의 딸 소영의 마음과 고민은 전혀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혼자

준모의 불륜을 알아채고 한참을 힘들어하던 세경이 조용히 화장을 고치고 집 밖을 나가는 장면에서 아무런 미련 없이 뒤돌아버리는 모습에서 인간은 결국 혼자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이길 원하지만 우리의 이상적인 함께는 현실화되기 다소 어렵지 않은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결말

결국 이 파국적인 스토리는 상상이었던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각자의 스토리는 비밀에 묻고 계속 행복한 포장으로 살아가는 결말을 보여줍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알면 병이 되고 모르면 약이 된다던데. 이 영화의 비밀이야말로 모르는 게 약이 될 만한 사연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가끔, 아니 꽤 자주 서로의 마음 속을 모르며 살아가지만, 그래서 완벽한 타인으로 살아가지만, 일상의 쳇바퀴에서 스치고 부대끼는 순간들마다 서로에게 짧은 위안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영화 완벽한 타인

서로를 다 알지 못하는 완벽한 타인에 대한 풍자, 영화 완벽한 타인을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 주변을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영화 완벽한 타인

※ 이 포스팅 내용의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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